Early Bird Pricing Ends Soon for Sughrue’s 2026 IP Insights Seminar! Click here for more information.

Skip NavigationSughrue Mion PLLC's logo
October 03, 2017특허심판원

특허와 주권면책특권 (ALLERGAN 특허양도)

by Jihan Joo
Share this page:

지난 9월, 유명 제약회사 엘러간(Allergan)은 자사의 베스트셀러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레스타시스(Restasis)에 관한 여섯 건의 특허를 세인트레지스모호크(St. Regis Mohawk) 부족에게 양도한다고 발표하여 관련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세인트레지스모호크는 미국 뉴욕 주에 위치한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 부족으로서 누가 보아도 엘러간이나 하이테크 제약회사랑은 상당히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적어도 서류상으로) 본사를 두고 있는 엘러간이 자사의 인공눈물 관련 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자사와 하등의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뉴욕 주 시골의 한 인디언 부족에게 특허를 통째로 넘긴 데는 복잡한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엘러간의 눈물겨운 특허 보호 전략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쓰이는 엘러간의 시클로스포린(ciclosporin)계 인공눈물 레스타시스는 엘러간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인 근육수축 주사 보톡스(Botox)에 이어서 두 번째로 판매량이 높은 주력상품입니다. 엘러간은 레스타시스에 관련하여 2024년에 만료가 되는 여섯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미국특허번호 8,629,111; 8,633,162; 8,642,556; 8,648,048; 8,685,930; 9,248,191). 이에 맞서 마일런(Mylan Pharmaceutical)과 테바(Teva Pharmaceuticals)를 비롯한 군소 복제약 제조업체들은 서로 연합을 하여 이 엘러간의 특허들을 미국특허청의 특허심판원(Patent Trial and Appeal Board; PTAB)을 통해 무효화시키기 위해 심판을 청구하였고 작년 12월에 PTAB은 이 무효심판에 관한 개시결정을 내렸습니다. 또한 연방법원을 통한 해치웩스먼(Hatch-Waxman) 소송이 텍사스 주 동부지방법원(U.S. District Court for the Eastern District of Texas)에서 별개로 진행 중입니다.

Allergan plc logo (PRNewsFoto/Allergan plc)

그런데 이렇게 한창 PTAB 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갑자기 엘러간이 자사의 특허들을 인디언 부족에게 빼돌린(?) 배경에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국들에게 주어지는 주권면책특권(sovereign immunity)이라는 특이한 법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권면책특권

주권면책특권 혹은 주권면제이론 등으로 번역되는 이 sovereign immunity라는 원칙은 원래 인디언 부족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법리의 기원은 미국이란 나라가 세워진 지 얼마 안 되었던 1793년에 있었던 대법원 사건 Chisholm v. Georgia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치즘(Chisholm)이란 사람은 미국독립전쟁 당시에 조지아 주에 군 물자를 납품한 데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조지아 주 정부를 대상으로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소를 제기하였고, 연방대법원은 조지아 주는 하나의 주권체(sovereignty)이므로 연방법원에서 소제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이 훗날 미국의 수정헌법 11조로 성문화가 되었고 이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The Judicial power of the United States shall not be construed to extend to any suit in law or equity, commenced or prosecuted against one of the United States by Citizens of another State, or by Citizens or Subjects of any Foreign State.

즉, 수정헌법 11조는 다른 주나 외국의 시민이나 백성이 미국의 주 정부를 대상으로 금전적 배상이나 형평에 관한 법에 관한 구제를 위한 소를 주 정부의 동의 없이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1890년 대법원 판결 Hans v. Louisiana에서 다른 주의 시민뿐 아니라 그 해당 주의 시민에게도 적용된다고 확장해석 되었으며, 미국의 각종 주립대학들이 각종 법적 시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이 수정헌법 11조이 정하는 주권면책특권에 따른 것입니다.

한편, 1908년 연방대법원은 Ex parte Young 사건에서, 주 정부의 행위가 헌법에 어긋날 경우에 주 정부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소제기는 불가능할지 몰라도 정부를 대신하여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을 대상으로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정부를 대상으로 한 사건들의 이름에 주지사나 법무장관이나 기관장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일례로 특허적격성에 관한 유명한 판례인 Bilski v. Kappos 역시 그 당시의 미국특허청장이었던 데이비드 카포스(David Kappos)의 이름이 피고인으로 올라가 있습니다.

부족 주권면책특권

미국은 주지한 바대로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는 국호에 걸맞게 여러 개의 작은 자치국가의 연합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국 안에는 50개의 주(state)는 물론이고 괌이나 푸에르토리코 등을 비롯한 미국령(territory)이 여럿 존재할 뿐아니라 수백 개의 인디언 자치국(Indian Nations)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디언 자치국은 부족 국가(Tribal Nations) 혹은 부족 주권체(Tribal Sovereignty)라고도 불리는데 각각이 자신만의 자치권과 조직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각의 인디언 자치국과 미국연방정부의 관계는 주 정부와 미국연방정부의 관계와 흡사한데 미국 수정헌법 10조의 원칙에 따라 연방정부는 오직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권한만을 가질 수 있고 그 외의 권한과 권리는 모두 각각의 주권체들이 자유로이 행사하게 됩니다. 일부 인디언 자치국은 인디언 보호구역(Indian reservation)이라고 불리는 영토를 가지기도 하지만 보호구역이 없는 인디언 자치국도 있습니다. 인디언 보호구역은 주 정부나 연방정부의 소유가 아니라 인디언 자치국이 유지하는 고유의 영토이지만 연방정부의 국무부 산하 인디언 사무국(U.S. Bureau of Indian Affairs)이 신탁을 받아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가 인정하는 인디언 자치국의 숫자는 현재 567개이며 이 중 229개는 알래스카 주 내에 위치하고 있고 나머지는 미국의 기타 33개 주에 산재되어 있습니다.

This content has been blocked because you have not consented to third-party cookies. Read our cookie policy.
Accept Cookies

<연방정부와 인디언 부족 주권체와의 관계와 갈등은 미국의 역사와 매우 밀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어, 심지어 미국의 대통령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어려운 주제입니다.>

인디언 자치국은 50개 주와 달리 연방정부가 인디언 자치국과 별도로 맺은 각종 조약이나 특별법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일례로 인디언 자치국은 도박에 관한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며,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기도 하고, 지난 2013년 대법원 사건 Adoptive Couple v. Baby Girl에서는 인디언 부족 자녀의 입양에 관한 까다로운 규제가 핫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수정조항 11조에서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디언 자치국 역시 50개 주와 유사한 주권면책특권을 갖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Seminole Tribe of Fla. v. Florida(1996) 등)를 통해 누차 확인된 바 있습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세인트레지스모호크 부족은 뉴욕 주 북부에 위치한 인디언 자치국으로서 모호크어 이름은 아크웨사스네(Akwesasne)라고 한답니다. 인구는 약 1만 3천 명 정도이고 이 중에서 세인트레지스모호크 인디언 보호구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약 3천2백 명 정도입니다.

이번 엘러간과의 거래가 독특한 점은 부족국이 엘러간에게 돈을 주고 특허권을 산 것이 아니라 세인트레지스모호크 부족이 엘러간으로부터 특허권을 양수받고 독점실시권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오히려 엘러간에게 돈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특허권을 “받아주는” 대가로 받은 돈이 무려 1천 3백 75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습니다. 거기에다 추가로 매년 1천 5백 만 달러의 로열티까지 받기로 했습니다. 실로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놀라운 조건의 거래가 아닐 수 없습니다. 1980년대에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여 재정을 충당해 왔던 이 작은 인디언 부족에게는 참 매력적인 제안이었겠지요. 실제로 부족 측은 이번 거래가 처음이 아니며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다른 한 “테크놀러지 기업”과 이미 비슷한 성격의 특허양도계약을 맺은 전례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한편 엘러간의 특허가 얻는 것은 세인트레지스모호크 부족을 매개로 한 주권면책특권입니다. 바로 PTAB에서 진행 중인 특허심판에 대한 “무인도 탈출권”을 획득한 셈입니다. 졸지에 특허권자 자격을 얻은 세인트레지스모호크 부족은 자신의 동의 없이는 함부로 소송의 대상이 될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실생활에서 과연 사용이 가능할까요?>

이 부족국과 엘러간에게는 참 서로가 좋은 윈윈(win-win) 거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둘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거래였을까요?

헤일매리 패스가 성공한다면?

미식축구에는 헤일매리 패스(Hail Mary pass)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 편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데 시계는 점점 00:00을 향하여 가고있고 터치다운까지는 아직 수십 야드가 남아있을 때, 마음 속으로 성모송(聖母誦)을 한 번 암송한 후 기적을 바라는 마음으로 있는 힘껏 공을 던진다는 뜻으로서 절망적인 상황에서 뻔히 실패할 것을 알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한 수를 둔다는 비유적인 말입니다. 엘러간의 이번 전략은 치밀히 계획된 신중한 전략이라기보다는 “헤일매리 패스”에 더 가까운 듯합니다. 아마도 특허법에 의한 정공법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을 한 후에 생각해낸 최후의 수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주권면책특권의 법리가 IPR 방어에 성공적으로 사용된 전례(주립대학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특허권을 양도받은 인디언 자치국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더 나아가서는 수정헌법 11조의 정신에 과연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답은 아직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엘러간은 성명을 통해 PTAB의 특허심판제도(inter partes review; IPR)의 부조리를 지적하면서, 특허권 방어를 위해 연방법원과 특허청에서 동시에 독립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double jeopardy)이라고 항변했으며, 본사는 이 면책특허권을 오로지 IPR을 방어하는 데에만 사용할 것이며 연방법원에서는 사용할 의도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혹시라도 엘러간이 비싼 대가를 지불하여 획득한 이 주권면책특권이 정말로 IPR을 물리칠 수 있는 특효약으로 판명이 난다면 이를 지켜보고 있었던 다른 제약회사들도 너도나도 이 소문난 묘약의 효험을 넘보려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혹시라도 이것이 IPR 방어를 위한 성공적인 전략으로 정말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이 방법이 PTAB뿐 아니라 연방법원의 특허침해소송으로 번져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부족 주권면책특권은 이미 연방법원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는 법리이기 때문입니다.

낯선 인디언 부족과 손을 잡은 엘러간의 값비싼 도박이 과연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아니면 한낱 종이쪼가리가 되어 버릴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누가 보아도 구린 구석이 있는 이 법률적 꼼수에 대해 법원과 국회가 앞으로 어떠한 대응을 할지 궁금합니다.

File under: 특허심판원
This website does not track your personal or demographic information, only anonymous usage statistics. To ensure that you are not tracked, we have blocked all embedded content from third party sources like YouTube and SlideShare. Click "Accept Cookies" to enable third-party content. To learn more about our cookie policy, click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