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특허청의 특허심판원에 해당하는 Patent Trial and Appeal Board(이하 PTAB)는 지난 5년 간 Inter Partes Review(IPR) 등 무효심판제도를 통해 연방법원의 소송보다 신속하고 저렴한 구제수단을 제공해 왔습니다. 연방법원을 통한 소송과 달리 PTAB의 무효심판에서는 심판대상 청구항에 대한 보정을 신청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특허권자는 이 보정 신청(motion to amend)을 통해 대체 청구항(substitute claims)을 제출하고 무효심판 청구인이 제기한 무효주장을 극복할 수가 있습니다. 연방법원을 통한 소송 과정에서도 청구항을 보정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법원이 아닌 특허청을 통하여 재발행 출원(reissue application)이나 보충 심사(supplemental examination)를 신청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고 제약사항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제출된 대체 청구항에 대한 특허성 입증의 책임은 그 동안 특허권자에게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특허권자에게 특허부적격성의 부재를 증명하도록 한다고 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본 블로그에서 이미 다룬 바대로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은 Aqua Products, Inc. v. Matal 사건에서 전원합의체(en banc) 판결문을 통해 기존의 판례와 관행을 뒤집고 이 입증 책임이 청구인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PTAB은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Aqua Products 판결에 준거한 보정 신청에 관한 지침(Guidance for Motions to Amend)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침을 통해 PTAB은 대체 청구항의 특허성에 관한 입증 책임을 특허권자에게 지우지 않으리라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였으며, 대신 대체 청구항에 특허 부적합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PTAB이 청구인의 주장을 비롯한 모든 기록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PTAB은 양당사자의 견해를 모두 고려하긴 하지만 대체 청구항에 대해 특허심사의 절차를 새로 수행한다기보다는 AIA 하의 새로운 심판절차의 지침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기존의 입증책임 방식 하에서는 특허권자가 특허청에 기록된 선행기술 문헌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모든 문헌까지 모두 고려하여 특허성을 결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특허권자에게 큰 부담을 주어왔는데, 앞으로는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요건과 청구범위 감축에 대한 조건만 일단 만족하면 PTAB이 기존의 청구항에 적용해온 바대로 기록상의 선행문헌만이 특허성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이번에 새로이 발표된 보정 신청 방침은 절차상으로는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습니다. 즉, 서식이나 제출시기 등은 기존의 것과 동일하며 특허권자는 보정 신청을 제출하기 이전에 기존의 방식대로 PTAB의 동의를 구해야만 합니다. 금번 변화를 통해 특허무효심판 과정에서 특허청구항의 보정이 필요할 경우 특허권자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