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생명과학 스타트업 회사인 Emigen Molecular Sequencing은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통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정보 mapping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창업자이자 CEO인Lisa Ruiz-Donovan은 본인과 가족, 친구들로부터 돈을 빌려 창업을 하고 2기 임상까지 성공적으로 마칩니다. 식품의약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허가를 받기 위한 3기 임상과 그 이후의 상업화를 위한 투자를 받기 위해 성과없이 수많은 투자자를 찾아다닌후, 비밀에 둘려싸여 있는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베스트셀러 “At Any Cost”의 저자인 Anne Montgomery로부터 투자를 받고 이 기술을 수많은 환자들에게 제공하여 치료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희망에 가득차게 됩니다. 하지만, Anne Montgomery가 이 기술을 환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것보다는 이 기술이 상업화되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다국적 제약회사 (왜냐 하면 더 이상 치료약이 필요없게 되므로)들을 상대로 이 기술을 넘겨주어 사장시키도록 하는 뒷거래를 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Anne를 향해 Lisa는 “우리 기술은 특허법상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닌 자연산물/자연현상이기 때문에 특허를 받지 못했고,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도 아니어서, 영업비밀로만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영업비밀을 지금 막 social media를 통해 공개했다”라고 말합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사례는 아니고,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제공된 드라마 What/If의 줄거리 중 아주 작은 일부입니다. 생명과학 스타트업 회사들과 긴밀하게 업무를 하고 있는 저로서는, 드라마 전반에 걸쳐 언급되는 새로운 기술의 발견과 개발, 특허법, 인허가, 상업화 등과 관련된 내용들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는데, 현실에서는 질병의 단서가 되는 biomarker나 그것을 이용하여 질병을 진단 혹은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특허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이슈는 상당히 큽니다.
2012년 Mayo사건과 2014년 Myriad 사건에서 DNA를 포함하여 자연산물 (nature-based product)과 자연현상을 이용한 방법 (natural phenomenon)은 특허보호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 대법원의 판결과 2013년 Alice 사건에서추상적인 사고 (abstract idea)는 특허보호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은 후 수 많은 특허들이 무효로 되었고 많은 특허출원들이 특허를 받지 못한채 포기되곤 합니다. 특히 대법원의 법관들이 의도하지 않았고 예측하지 못했을지는 몰라도, 위 판결들에서 판시된 법리가 적용되는 범위가 아주 광범위하고, 대법원은 계속해서 위 판결들을 재정립 혹은 수정할 수 있는 상고를 허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대법원 판례를 무효시켜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계속 있어왔습니다. 그 예로, 미국변호사 협회(ABA), 지식재산법협회 (AIPLA), IPO 등을 비롯한 법조계와 산업계에서도 101조 개정안에 대한 제안을 하곤 했습니다.
2019년 5월 22일 공화당 상원 의원 Tillis와 민주당 상원 의원 Coons를 비롯하여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의 여러 상원의원 및 하원의원이 공동으로 미국특허법 101조를 개정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개정안은 특허법 100조 중 일부, 101조 및 112조의 일부를 다음과 같이 바꾸는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정식으로 법안을 발의하기 전에, Tillis 의원 등이 제안법안을 공개했는데, 개정안을 간단히 설명드리면, 101(b)를 신설하여 특허적격성은 특허청구항에 기재된 요소중 어느 것도 무시하지 말고 오직 특허청구된 발명을 전체로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101조에 규정된 특허적격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추상적인 사고(abstract idea),” “자연법칙 (laws of nature),” 또는 “natural phenomena” 등과 같은, 법원의 판결에 의해 제정된 (judicially created) 특허적격 예외조항을 적용하지 못하게 하고, 또 그동안 101조에 규정된 특허적격성을 판단한 대법원 판결들을 무효화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101조 판단에 있어서, 특허법 102조, 103조, 또는 112조의 요건은 고려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정안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Section 100:
(k) The term “useful” means any invention or discovery that provides specific and practical utility in any field of technology through human intervention.
Section 101:
(a) Whoever invents or discovers any useful process, machine, manufacture, or composition of matter, or any useful improvement thereof, may obtain a patent therefor, subject to the conditions and requirements of this title.
(b) Eligibility under this section shall be determined only while considering the claimed invention as a whole, without discounting or disregarding any claim limitation.
Section 112 :
(f) Functional Claim Elements—
An element in a claim expressed as a specified function without the recital of structure, material, or acts in support thereof shall be construed to cover the corresponding structure, material, or acts described in the specification and equivalents thereof.
또한 개정안은 다음의 추가적인 법제정 규정(Additional legislative provisions)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The provisions of section 101 shall be construed in favor of eligibility.
No implicit or other judicially created exceptions to subject matter eligibility, including “abstract ideas,” “laws of nature,” or “natural phenomena,” shall be used to determine patent eligibility under section 101, and all cases establishing or interpreting those exceptions to eligibility are hereby abrogated.
The eligibility of a claimed invention under section 101 shall be determined without regard to: the manner in which the claimed invention was made; whether individual limitations of a claim are well known, conventional or routine; the state of the art at the time of the invention; or any other considerations relating to sections 102, 103, or 112 of this title.
Tillis의원 사무실의 press release 에 따르면, 이 법안에 대해 이해관계를 갖는 여러 분야의 증인으로부터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를 6월 4일, 5일, 및 11일 3일에 걸쳐 갖는데, 총 45명의 증인이 참석할 거라고 합니다.
이 법안은 상원과 하원에서 추가 논의를 거치는 과정 중에 문안이 수정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 되었던 법조문 개정을 통하여 현행 특허법 101조와 관련된 문제점을 해결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었던 특허종사자들, 산업계의 지지가 있고, 또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상하원 의원들이 공동으로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101조의 법리와 적용에 관해서는 산업계에 따라 이해관계가 극단으로 상반되는 경향이 있어서, 위 법안이 많은 반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IT 업계의 큰 회사들과 은행/finance 기관들은 추상적인 사고에 관한 발명은 특허적격성이 없다고 한 Alice 판결을 두손을 들어 환영하였고 아직도 큰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좋은 특허의 보유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을만큼 중요한 생명과학 분야의 경우, 현행 101조 법리가 판례나 법개정을 통해 특허보호가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동안 특허청이 여러 차례에 걸쳐 심사기준과 가상 클레임 예시를 통해 예측가능한 심사기준을 제시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특허청의 심사기준은 다만 guidance일 뿐이고 법적인 효과를 갖지 못하여 심사관에 따른 심사기준의 적용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있었고, 특허권자 입장에서 감당해야 하는 더 큰 위험은 심사관을 성공적으로 설득하여 101조 거절을 극복하고 특허를 획득했어도 지방법원에서의 특허무효소송에서는 101조를 근거로 하여 특허가 무효로 되는 사태가 발생하곤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대법원에서 해석하고 적용한 법리에 따르면, 특허법 101조에 따른 특허보호 적격성은 101조에 규정된 유용한 새로운 발명일 것일 뿐만 아니라, 특허법 102조와 103조에 규정된 신규성과 진보성까지 적용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그동안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그동안 항소법원에 의해 101조 특허무효 판결을 받은 여러 특허권자들, 특히 생명과학 회사들이 미국대법원에 101조 법리를 재해석하거나 기존의 판결의 적용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이슈들을 갖고 꾸준히 상고허가 신청을 했지만 대법원은 계속해서 그런 신청들을 기각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공동발의된 101조 개정안은 특허출원인 혹은 특허권자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소식이긴 한데, 향후 법제정이 될 때까지의 길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업계에 따라, 현행 101조 법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그룹과 법개정을 간절히 원하는 그룹 간의 이해상충이 아주 크기 때문입니다. 한편, 제안된 개정 101조 법조문 자체에는 추상적인 사고, 진단방법, 혹은 자연산물의 특허적격성이 인정될 것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고, 대신 Additional legislative provisions에 구체적으로 laws of nature 또는 natural phenomena 등 특허적격성이 있는 대상의 예외로 고려될 수 없다고 하고 있는데, 이 Additional legislative provisions이 특히 많은 반대를 받고 추가적으로 수정이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향후 어떤 문안으로 수정될 지 계속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