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여한 몇 개의 특허소송들에서 소송비용 전가 (傳家) (이하 “fee shifting”)라는 것이 주요 이슈가 된 적이 있어서, 이번 기회에 fee shifting의 추세와 조건 등을 다시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되돌아 보면, 과거 고객들 중에 황당하고 어이없는 (물론 고객의 입장에서) 특허소송을 미국에서 당하고는, 이 소송에서 이기면 소송비용을 되돌려 받을 수 없느냐고 물어보셨던 고객들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냥 쉽게, 미국에서는 소송비를 각자가 부담하는 원칙인 American Rule 이라는 것이 있어서, 특허소송에도 적용된다고 대답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예외없는 원칙은 없다는 점도 알려드렸었지요. 미국 특허법 285조 (35 U.S.C. 285)가, 비록 아주 짧은 단 한 문장이지만, 분명하게 “법원이, 예외적인 경우에, 승소한 측이 변호사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 (The court in exceptional cases may award reasonable attorney fees to the prevailing party)”고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조건과 기준
이 특허법 285조는, 소송남용 (frivolous or abusive lawsuits)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1952년에 생긴 것이지만, 기본 원칙인 American Rule이 지켜지지 않았던 경우 (승소한 측이 소송비용을 되돌려 받은 경우)가 아주 드물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미국 특허소송이 급증하기 시작하던 2005년에, 연방순회항소법원 (이하 CAFC)은, Brooks Furniture Mfg., Inc. v. Dutailier Int’l, Inc.케이스를 통해서, 특허법 285조에 의한 fee shifting 적용 기준을: (1) 소송에 중요한 부적절한 행위 (material inappropriate conduct) 가 있었거나, (2) 소송이 불순한 의도에서 객관적 근거 없이 (subjective bad faith and objectively baseless) 제기된 경우로 정하여, 여전히 fee shifting을 가능하게 할 285조의 “예외적인 경우”를 입증하기는 아주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쉽게 말하면, Non-Practicing Entity (NPE)가 아주 작은 화해금액 (nuisance settlement money)만을 목적으로,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얼토당토 않은 침해 소송 (frivolous lawsuit)을 걸어왔고, 비침해나 무효논리로 승소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FRCP 11(b) 위반을 할 정도만 아니라면, fee shifting을 장담할 수는 없을 수준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들 잘 기억하고 있듯이, 2014년 4월에 미연방대법원은 Octane Fitness 케이스 판결을 통해, CAFC가 세워 놓았던 특허소송 fee shifting의 기준을 많이 낮추었습니다. 대법원은, CAFC의 기준 (위의 Brooks Furniture 케이스)이 과도하게 높다 (“overly rigid”)면서, 285조의 “예외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소송 당사자의 포지션 (litigation position)이 대개의 다른 케이스들에 비추어 보아 뚜렷이 다르거나 … 소송이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진행된 경우” (“simply one that stands out from others with respect to the substantive strength of a party’s litigation position … or the unreasonable manner in which the case was litigated”)
판례라는 것이 종종 그러하듯, 역시 좀 애매한 정의입니다. 이에 더하여, 대법원은, 연방지법 (district courts)이 스스로의 권한으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the totality of the circumstances”) 각 케이스별로 (case-by-case) fee shifting을 판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증거 판단기준으로, 과거에 적용했던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 (clear and convincing evidence standard)가 아닌 우세한 증거 (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기준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계량화 하면 (비록 제가 본 관점이지만),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라는 것은 배심재판이 있다면 배심원이 75-80% 이상 그럴 것으로 볼 만한 것이며, 우세한 증거라는 것은 51% 이상 그러할 것으로 볼 만한 것입니다. 따라서, fee shifting 판단 기준이 75-80%에서 51%로 낮아졌다면, 아주 많이 낮아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통계와 추세
한편, Octane Fitness 판결(2014년 4월) 이후, 지난 3년간 특허소송에서 승소한 측이 fee shifting 모션 (motion)을 제출하고 또 판결을 얻어내는 빈도가 급증한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아래, Sterne Kessler의 통계가 보여 주듯이, Octane Fitness 케이스 판결 시점 이전이었던2012 년 (93개), 2013년 (109개)에 비해서 그 이후인 2014년 (161개), 2015년 (182개), 2016년 (154개)에 fee shifting motion의 개수가 증가했던 것이 사실이지요. 그리고, 법원에서 그러한 모션을 전부 또는 일부라도 승인 (grant)한 소송의 개수도, 2012년 (31개), 2013년 (29개) 대비 2014년 (65개), 2015년 (42개), 2016년 (41개)로 증가했습니다. 모션을 제출하는 것은 30% 정도, 그 모션에서 이기는 비율이 각각 40% 정도 증가했습니다.

위의 통계를 보고, 2016년 미국내 전체 특허소송 개수인 5,100개에 비해 fee shifting 모션은 겨우 3%인 154개에 불과한데 뭐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fee shifting모션을 제출할 여건이 되는 소송은, 적어도 당사자간 화해 (settlement)로 종결되는 대부분의 소송들을 제외한 것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수는 아닙니다. 또한, 2015년 182개의 모션이2016년 154개로 줄어들었으니, 이러한 모션의 수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2015년에 이례적으로 많은 특허소송이 제기되었었고 (pleading rule 개정 때문), 2016년에는 그 영향과 대법원의 Alice 케이스 판결 등으로 소송 개수가 약 10%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fee shifting 모션이 감소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제fee shifting은 미국 특허소송에서 고려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fee shifting 모션을 대비한 원고와 피고의 각기 다른 전략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 Octane Fitness 판결 이후에 있었던 fee shifting 모션들에 대한 여러 법원들의 판례를 통해 fee shifting 모션을 방어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공격하는 방법은 방어하는 방법을 반대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사례로 보는 전략
Stragent, LLC v. Intel Corp. (EDTX, 2014)에서, 인텔은 Stragent라는 NPE의 침해소송을 비침해와 무효로 성공적으로 방어하였습니다. 그러나, 인텔이 fee shifting 모션은 이기지 못했습니다. 텍사스 법원이 인텔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이유는, 소송중에 인텔이 비침해가 명백한데도 약식판결 (summary judgment)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즉, 법원은, 인텔이 비침해에 스스로 확신이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라고 보고, fee shifting을 담보할 만한 소송이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니, 반대로 생각하면, 고객이 fee shifting award를 받고자 한다면, 소송중에 summary judgment나 소송 조기 종결을 위한 모션 등 (예를들면 Rule 11, 12 모션)을 제출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사례로부터,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침해소송을 당했을 때, 소송 초기부터, 근거있는 비침해나 무효 사유를 상대방에게 자주 통보하면서 fee shifting 모션을 가능성을 암시하면, 유리한 화해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Yufa v. TSI Inc. (NDCA, 2014)에서, 법원은 Yufa가 침해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TSI의 제품을 테스트하는 사전 분석 (pre-suit analysis)을 제대로 하지 않고, 단순히 광고나 기사 등에만 의존했다고 보고 fee shifting을 승인했습니다. 이 케이스로부터는, 소송을 하기 전에 충분한 침해나 유무효 분석 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지요. 반대로, fee shifting 공격을 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소송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으면, fee shifting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고, 이를 빌미로 유리한 화해조건을 도모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침해소송 준비도 준비 나름입니다. 유명한 Kilopass Tech. Inc. v. Sidense Corp. (NDCA, 2015)에서 캘리포니아 법원은 Kolpass가 준비를 하기 했지만, 외부 로펌의 일부 비침해 의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자사의 엔지니어의 의견에만 의존해서 (특허법을 잘 아는 변호사의 도움 없이) 침해소송을 진행했다는 증거를 보고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이러한 증거는 51% 이상이라는 우세성만 있으면 됩니다) fee shifting을 승인했습니다.
패밀리 특허를 사용하여 소송을 하다보면 소송이 길어질 수도 있고, 관할법원을 바꾸어 가면서 소송을 할 수도 있습니다. Linex Techs., Inc. v. Hewlett-Packard Co. (NDCA, 2014)에서, 원고인 Linex는, 텍사스에서 있었던 유사한 소송의 마크맨 히어링 (claim construction Markman hearing)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해석을 받고 피고들과 화해를 하였습니다(물론 원고에게 유리한 화해는 아니었지요). 그러나, Linex는 리이슈 (reissue)를 통해 특허를 수정한 후에 국제무역위원회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와 캘리포니안 법원에 다른 피고들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ITC 에서, 텍사스 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불리한 마크맨 히어링 결과를 받고서는 ITC 소송을 포기하고, 캘리포니아 소송의 일부를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소송에서 졌고, 캘리포니아 법원은, Linex가 소송에서 질 줄 알고서도 ITC 소송과 법원소송을 제기했다면서 피고의 fee shifting을 승인했습니다.
Lumen View Tech., LLC v. Findthebest .com, Inc. (SDNY, 2014)에서, 뉴욕 법원은 Lumen의 소송목적이 순전히 소액 화해금액 (nuisance value settlement)만을 위한 전형적인 NPE 케이스로서, Lumen이 비슷한 소송을 많이 하였으며, 소송 협박을 하고, 소송의 사전준비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fee shifting을 결정하였습니다.
결론
이상에서 보듯이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 특허소송에서 이제 특허법 285조의 fee shifting은 exceptional 케이스에만 적용되는 변수를 넘어 이제 하나의 상수로 자리잡는 것이 아니가 싶습니다. 즉, 웬만하면, fee shifting모션을 고려하거나 우려해야 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특허소송의 지형도 바뀌고 전략도 수정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특허법 285조 fee shifting은 소송의 승소측이나 주요 쟁점 (Markman Hearing)의 승자 (prevailing party)에게 적절한 변호사 비용 (reasonable attorney fees)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285조 이외에도 법원은, 다양한 경우에서, 변호사 비용과 전문가 사용 비용 (expert fees) 등을 전가시킬 수 있는데, 다음 기회에는 그러한 사례와 추세를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