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특허청은 미국특허대리인(patent agent) 혹은 해외 법률대리인(해외 변리사 및 해외 변호사 포함)과 고객 사이에 있었던 소통에 대해서도 미국변호사-고객 사이의 소통에 대해 적용되는 비밀유지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을 미국특허청 특허심판원에서 행해지는 trial 절차(즉, IPR, PGR, CBM, derivation 절차)에 적용한다고 하는 규칙을 발표했습니다. 82 Fed. Reg. 51570-75 (2017년 11월 7일). 이 규칙은 2017년 12월 7일부터 적용이 됩니다.
특권의 보호를 받는 소통의 범위는 미국 특허대리인 혹은 해외 법률대리인과 고객 간에 있었던 소통으로서 그 미국 특허대리인이나 해외법률대리인의 자격/권한(authority)에 합리적으로 필요하고 부가적 (reasonably necessary and incident to the scope of the patent practitioner’s authority)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예컨대 미국 특허대리인이 미국 특허변호사의 감독 없이 단독으로 특허침해여부 감정서를 작성한 경우는, 미국특허대리인은 특허의 침해여부에 대한 감정을 할 권한 혹은 자격을 갖지 않기 때문에, 위 특권의 보호를 받는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고객-변호사 비밀유지특권이 미국특허대리인(patent agent)과 고객 사이의 소통에 대해서도 적용이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연방 1심 지방법원이나 주 법원에서 상이한 판단들을 하곤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최근에 미국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연방법원의 절차에서는 미국 특허대리인과 고객간의 소통에 대해 특권이 적용된다고 하는 판례를 낸 적이 있습니다. In re Queen’s University at Kingston, 820 F.3d 1287 (Fed. Cir. 2016). 한편, 위 판결이 있은 후에도, 주 법원 (state court)에서는 미국 특허대리인이 관여한 계약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비밀유지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특허법의 실체(substance)와 관련된 판단을 한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이 주 법원 관할에 속하는 계약 거래에 대해서는 선례가 되지 않고, 주 법 하에서는 미국 특허대리인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비밀유지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그 근거였습니다.
미국에서 특허법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 전문인으로는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와 특허대리인(patent agent)이 있습니다. 먼저 특허대리인은 연방정부에 속하는 미국특허청에서 주관하는 특허대리인 시험을 통과하고 미국특허청에 등록을 하여 미국특허청에서 행해지는 특허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 전문인입니다. 특허대리인 시험을 치루기 위한 자격으로는 일정한 엔지니어/과학 교육을 받았어야 하고, 시험 과목은 특허법으로만 제한되어 있지만 그 범위는 꽤 넓은 편입니다. 이러한 자격을 갖춘 대리인은 미국특허청에 대해 행하는 모든 절차, 즉 특허출원 뿐만 아니라 무효심판(IPR, PGR, CBM등을 포함한AIA trials)에 대한 대리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침해여부에 대한 감정이나 일반 법원에서는 소송대리업무를 할 수 없습니다. 특허변호사는 주의 변호사 협회에 속하는 일반 변호사이면서 미국특허청에서 실시하는 특허대리인 시험을 통과하고 미국특허청에 대리인 등록을 한 전문인으로서, 미국특허청과 일반 법원에서의 소송업무를 모두 대리할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는 고객-변호사 간의 소통을 보호하는 비밀유지특권(client-attorney privilege)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한국에도 변리사와 변호사 모두 고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비밀을 유지할 의무가 있는데, 비밀유지특권은 그러한 의무를 넘어서, 소송에서 있는 증거개시절차에서 변호사와 고객 사이에 있었던 소통의 내용에 대하여 상대방에게 개시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말합니다. 이 두 가지 개념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비밀유지 의무는 고객의 동의(특히 informed consent) 없이는 고객을 대리하는 것과 관련된 어떤 정보도 공개할 수 없다고 하는 변호사가 지는 의무이고, 고객과 변호사간의 관계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됩니다. 한편, 비밀유지특권은 고객이 변호사의 법률 자문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행한 소통에 대해서, 소송 중의 증거개시절차(discovery) 중에 그 소통 내용이 분쟁의 대상과 관련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더라도 상대방에게 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특권을 말합니다. 따라서, 비밀유지특권으로 보호되는 소통의 범위는 비밀유지의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고, 또한 그 소통내용이 다른 출처를 통해 입수될 수 있거나 고객에 의해 제3자와 공유되었다면 그 특권의 적용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변호사들이 무효성 혹은 침해여부에 대한 감정서를 작성했을 때, 그 감정서를 제3자와 공유하지 않도록 고객에게 요청하기도 합니다. 미국소송에서의 증거개시절차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변호사와 고객 간에 있었던 소통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개시하지 않도록 하는 보호장치인 비밀유지특권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관습법이나 주 법에서는 이 비밀유지특권이 고객과 미국변호사간의 소통에 적용 된다고 되어 있으니, 미국변호사가 아닌 해외 (특허)법률전문가나 미국특허대리인과 고객 사이에 있었던 소통에 대해서도 특권이 적용되는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일정한 규칙이 없었고 판례도 일률적이지 않을 뿐더러 충분한 지침을 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국경을 넘어서는 계약이나 법률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특히 해외 변호사 혹은 특허전문가(patent practitioner)와 고객 간의 소통에 대해서 미국변호사-고객간의 소통에 적용되는 특권이 적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다툼이 소송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특허청이 적극적으로 특허심판원의 trial 절차에서 미국특허대리인 혹은 해외 특허전문가와 고객 간에 있었던 소통을 비밀유지특권으로 보호하는 규칙을 제정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미국특허청의 규칙은 해외특허전문가가 속한 나라에서 비밀유지특권 혹은 동등한 보호가 적용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미국특허청 특허심판원 trial 절차에서 특권을 적용하겠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규칙의 제정은 2015년부터 미국특허청이 시작한 여러차례의 공청회와 공중의 의견을 수집한 결과로 이루어졌는데, 미국특허청은 미국 국회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공청회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제공하여 국회가 적절한 법률제정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왜냐하면 미국특허청의 규칙은 일반 법원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들과도 협력을 통하여 상호적인 제도 조율 및 통일화(harmonization)에 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