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2월에 기고했던 미연방공정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와 퀄컴간의 반독점(Antitrust) 소송에 대한 블로그에 이어, 지난 3월15일 판결이 나온 퀄컴과 애플의 연방법원 특허침해 소송에 관한 것입니다. 이 블로그 초안을 마친 직후인 3월26일 늦게 퀄컴과 애플의 미연방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 특허소송 최종결과(Final Determination)가 나오는 바람에, 3월15일 연방법원 판결이 향후 어떻게 확정되거나 전개될 지가 더 궁금하게 되었습니다만, 일단, 3월15일 소송을 다루면서, ITC 소송 이야기도 곁들이겠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San Diego) 연방법원에서 있었던 이 소송은, 2017년 7월 퀄컴이 애플을 상대로 6개의 무선통신 스마트기기 특허에 대한 침해소송을 제기한 이후, 2년이 채 않되어 소송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소송은, 현재 진행중인 두 회사간의 라이센싱 및 불공정 계약 소송, 퀄컴에 대한 몇몇 국가들의 불공정 행위, 반독점 소송 들에 비하여, 규모는 비록 작지만, 소송의 대상이 특허에 국한 되었었고, 관련하여 몇가지 재미있었던 이슈가 있었습니다.
우선, 배심원 재판(Jury Trial) 결과는, 애플이 퀄검의 특허 3개를 침해했으며(소송 도중에 나머지 3개 특허는 빠졌습니다), 이 특허들은 무효하지 않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3개의 특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스마트기기에 전원이 입력되었을때, 인터넷에 빨리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US 8,838,949), 신속한 다운로딩을 위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Modem(통신모뎀칩)간 신호전환 관련기술(US 9,535,490), 그리고, 그래픽 프로세싱에서 배터리 소모 절감 기술 (US 8,633,936).
침해와 유효에 이어, 배심원들은 애플의 퀄컴 특허 침해에 대한 배상(damages)으로 3천1백만불(한 대당 로얄티 $1.41)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중국과 독일에서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이긴 이후 세번째 특허소송에서도 퀄컴이 이긴 모양새가 되었습니다(독일에서는 올해 1월에 애플이 한 개의 특허에 대해 비침해 판정을 받은 것이 있습니다). 순수한 특허 이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대로, 퀄컴의 근소한 우세가 앞으로도 예상됩니다, 물론, 애플도 퀄컴의 스냅드래곤(Snap Dragon) 칩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한 별건 소송이 진행중인바, 그 결과를 봐야겠지만요.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번 샌디에고 소송의 배상금 규모는 애플에게는 아주 작습니다. 2018년 미국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에 가입한 애플에게 31백만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특허소송에서 치열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비용을 정해놓고, 연간 소송예산 한도이내이면 트롤(patent troll)에게도 아낌없이 합의금을 주기도 하는데 31백만불이 무슨 대수겠습니까마는, 앞으로 줄줄이 일어날 중요하고 더 규모가 큰 對퀄컴 소송들을 앞두고, 애플이 자존심과 모양새를 많이 구기게 되었습니다. 소송 직후, 애플측 대리인들의 코멘트의 주된 내용이, 반독점이나 불공정 행위를 가리려는 퀄컴의 얄팍한 특허소송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모습에서 애플의 입장을 읽을수 있습니다.
이 샌디에소 소송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애플이 과거 애플사 엔지니어였던 Arjuna Siva를 증인으로 재판에 불러서 ‘949특허를 무효화하려고 했던 것이 큰 차질을 빚은 것입니다. 그 이유는, 재판장에서 Siva가, 본인이 애플 근무 당시 퀄컴과 협업할때 ‘949 특허 기술의 아이디어를 처음 내었기 때문에, 본인이 발명자로 등재가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퀄컴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언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판이 시작되기 직전에 Siva는 개인 변호사를 고용하고,그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재판에 불출석할 것임을 애플에게 통보하였고, 애플은 긴급히 Siva를 법원소환을 통해 증인석에 세우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구글(Google)에서 일하고 있는 Siva가 비록 본인이 아이디어는 내었지만 발명자로 등재될 정도는 아니었다는 증언을 함으로써, 애플이 기대했던 ‘949 특허 무효화에 일격을 가한 것입니다. 이에 애플은, Siva가 고용한 변호사가 본 건 소송에서 퀄컴을 대리하는 로펌인 퀸엠마누엘(Quinn Emanuel)의 전 파트너이며, 이 로펌이 Siva에게 모종의 영향을 끼쳤을 것이 분명하다면서(Witness Tampering) 퀄컴을 공격했지만, 너무 짧은 시기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런 증거를 내어놓지 못하고, 판사로부터 질책만 당합니다. 배심원들도 이 점에서 애플의 편은 아니었습니다. 즉, ‘949 특허가 무효가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특허업계에서는, 이 샌디에고 재판을, 퀄컴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서 승소한 케이스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퀄컴이 샌디에고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인데다가, 특허에 대한 지식이 충분치 않은 배심원들에 의한 재판이었던 바, 특허에 대해 전문적인 ITC 소송 (2018년 12월 18일 ITC 판사의 Final Initial Determination on)에서 애플의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던 ‘936 특허(claims 19 and 27)에 대해서도 배심원들이 침해 판정을 내린 것입니다. 한때 미식축구 홈팀이었던 샌디에고 차저스(Chargers)와 메이저리그 홈팀인 파드레스(Padres)의 퀄컴경기장(Qualcomm Stadium)을 기억하는 배심원들이 퀄컴 편을 들어준 것으로 봅니다. 배심원들이 당연히 ITC 판결을 알았음에도 말입니다. Trial Brief에서 애플이 분명히 ‘936 특허 비침해 판결을 명시했고 재판에서도 이를 환기시켰으니까요.
특이했던 점은 또 있습니다. 이 소송에서 배심원들이 선행기술 대비 대상특허들의 유무효를 판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소송과정을 살펴보니, 이 특허들의 선행기술 대비 유효성이 재판전에 인정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3월26일 ITC 최종판결 (Commission’s Final Determination)에서는 ‘490 특허의 분쟁대상이었던 claim 31이 선행기술대비 무효로 판정났습니다. 그러나, 알아둘 것은, ITC에서 무효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그 특허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청 무효심사(IPR)나 법원 판결이 아니고서는 특허가 공식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기판력(Res Judicata)가 없다는 것이지요. 다만, IPR이나 법원 소송에서 아주 중요한 증거로는 활용됩니다. 그래서, 비록 ITC에서는 무효로 판정 되어, 해당특허 관련 수입금지 등이 적용되지 않겠지만, 샌디애고 볍원 판결로는 이 ‘490 특허의 claim 31은 여전히 유효하고 침해되는 상태입니다.
어쨋건, 샌디애고 소송 관련해서는, 아직 연방고등법원(CAFC) 항소기한이 남아있으니, 애플이 항소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이 항소와 더불어, 양사와 미연방공정위원회(FTC)가 합의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계속있을 소송들은, 2018년 종료된 애플과 삼성간의 소송전에 이어, 당분간 세계 특허업계 최대의 관심사일 것입니다. 당장 다음달에 애플이 퀄컴에게 요구한 로얄티 리베이트 10억불 ($1 Billion) 판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이번 특허소송의 배심원 판결(Verdict)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애플이 3개의 퀄컴 특허를 침해했으며, ‘949 특허의 발명자가 유효하며, 전체 배상금은 $31,606,168이라는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