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숨가쁘게 진행된 많은 특허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이들 중 향후 특허 시스템의 판도를 가르는 중요한 대법원 및 연방항소순회법원 판례들 중 몇 개를 골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Halo Electronics Inc. v. Pulse Electronics Inc.
미국 대법원은 지난 6월 13일 만장일치로 특허침해 징벌적 손해 배상 판단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즉, 기존의 “씨게이트 (Seagate)” 사건에서 제시한 판단 기준을 낮춘 것입니다.
미국 특허법 제284조에 의하면, 고의적 특허침해에 대해 징벌적으로 손해 배상 금액을 세 배까지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씨게이트 판단 기준 하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첫번째가 “객관적인 무모함(objective recklessness)”으로서, 객관적인 제 3자의 판단에 의해서도 침해 당사자의 행위가 침해를 구성한다는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침해 당사자가 무모하게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명백하고 확신할만한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를 가지고 특허권자가 증명해야 했습니다.
둘째는, “주관적 인식(subjective knowledge)”이 있었을 것으로, 즉 침해자가 침해 위험이 있었다는 것을 실제 알고 있었거나 혹은 알았어야했음을 명백하고 확신할만한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를 가지고 특허권자가 증명해야 했습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씨게이트 기준이 특허권자에게 과다하게 높은 입증 의무를 부여하고 있고, 특허 침해자가 고의적으로 침해 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소송 진행시에 “객관적 무모함”을 특허권자가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회피할 수 있는 불합리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 대법원은 특허권자의 입증 책임의 정도를 명백하고 확신할만한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라고 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에서 침해 입증에 대해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우세한 증거(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기준으로 낮췄습니다. 또한, 지방법원 판사가 징벌적 손해배상을 판결함에 있어 사용할 수 있는 재량권을 넓게 인정함으로써 기존의 엄격한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향후 특허권자가 특허 침해 소송에서 이길 시 징벌적 손해 배상 금액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특허 침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특허 경고장을 받았을 경우 특허 변호사의 자문을 요청하고 회피 설계에 대한 특허 비침해 의견서를 받는 등, 특허 침해를 피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Alice Reversals
2014년 나온 앨리스(Alice) 판결 이후 수많은 소프트웨어 발명에 대해 특허적격성을 부정하여 특허를 무효화하는 판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물론 특허출원 심사도중에도 특허적격성을 이유로 하여 거절사정이 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일부에서는 특허적격성을 다루는 앨리스 기준을 심사에 적용하다 보면 명세서 기준요건 혹은 진보성 판단에 대해서까지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 발명의 심사가 엄격해지고 결과적으로 품질이 향상된 특허가 나오게 되는 장점도 있다고 하는 실무자의 평가도 있지만, 앨리스 판결에서 소프트웨어 발명의 특허적격성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요건이나 제한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았고, 따라서 소프트웨어 발명의 특허전략에 대해 많은 불확실성과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해 소프트웨어의 특허적격성을 인정하는 연방항소순회법원 판결들이 연달아 나와서 주목할만합니다. 본 블로그에서도 자세히 소개한 바 있는 사건들로 아래와 같습니다.
– Enfish, LLC. V. Microsoft Corp.
–Bascom Global Internet Services, Inc. v. AT&T Mobility LLC
– McRO, Inc. v. Bandai Namco Games America Inc.
– Amdocs (Israel) Ltd. v. Openet Telecom, Inc
이들 판례에 따라 특허청이 심사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심사관들의 교육을 실시하는 등 연방항소순회법원의 입장을 특허청이 적극적으로 분석 및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구항의 발명에 대해, 이들 판결의 특허 발명과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법원의 판결이 청구항의 발명에 어떻게 적용가능한지를 심사관에게 설득하는 것이§ 101 거절사유를 극복하는 중요한 포인트일 것입니다.
Cuozzo Speed Technologies LLC v. Lee
이 사건은 IPR(inter partes review) 절차에 관한 2가지 쟁점에 대한 것으로, 첫째, 특허청의 심판원 (Patent and Trial Appeal Board, PTAB)이 미국연방항소순회법원의 청구항 해석 기준 (plain and ordinary meaning standard)과 다른 청구항 해석 기준(broadest reasonable interpretation: 합리적인 최광의 해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이고, 둘째, IPR의 심리개시 결정에 대하여 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구체적으로, 미국 특허청은 특허를 심사할 때 청구항을 가장 넓은 범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공공의 이익과 특허권자의 독점권과의 이해관계를 절충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등록된 특허에 대해서는 법원은 필립스(Phillips) 사건에서 제시한 기준으로 단어의 일반적인 의미(plain and ordinary meaning)에 따라 청구항을 좁게 해석합니다.
특허청 심판원에서는 IPR 절차가 미국 특허청에서의 절차이고 특허권자에게 IPR절차 중에 청구항을 보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최광의 해석 기준을 적용해왔습니다. 이는 IPR 절차에서 특허무효결정을 받은 많은 특허권자들이 IPR에서의 청구항 해석 기준에 대해 다투게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미 등록이 된 특허의 무효여부를 다루는 특허청 심판원의 IPR 절차에서, 특허청 심사과정 중에 이용하는 소위 “합리적인 최광의 해석” 기준을 사용할 것인지, 법원에서 적용하는 “plain and ordinary meaning standard”를 사용하는 것이 특허법이나 IPR을 제정한 법 목적에 더 타당한 지가 논점이 되었습니다.
미국 대법원은 위 쟁점들에 대해 전원일치로 IPR 특허 청구항 해석기준에 관해서 심판원의 최광의 해석 방법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또한, 심판원의 IPR 의 심리개시 결정에 대해서 항소할 수 없다고 확인하였습니다.
Immersion Corp. v. HTC Corp.
모출원(parent application)의 특허등록일에 제출된 계속 출원 (continuation application)에 대해 모출원이 특허 등록되기 이전에 출원해야할 것을 요구하는 120조 요구조건을 만족하는걸까? 특허법상 시간은 분 또는 시간이 아닌 하루 단위로 기산되고, 따라서 위 경우, 계속 출원이 모출원의 등록, 포기, 또는 출원 종료 이전 (“filed before the patenting or abandonment of or termination of proceedings”)에 출원되야하는 조건이 엄밀히 만족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습니다.
연방항소법원은 계속 출원의 접수가 모출원의 등록 등록 이전인지 판단함에 있어 하루 단위의 시간 단위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을 성문으로 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하지 않았음을 근거로, 모출원의 특허등록일과 동일날짜에 출원한 계속 출원 (이하, “동일날짜 계속출원”)의 경우, “등록 이전에의 접수” 조건이 만족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미국 특허청은 1961년부터 현재까지 모출원의 특허등록일에 계속 출원 (continuation application) 접수를 인정해왔습니다. 따라서 연방항소순회법원의 결정은 법적안정성 도모하고, 현재 10,000건이 넘는 동일날짜 계속출원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여집니다.
미국 특허청이 120조 조문이 동일날짜 계속출원을 인정하는 것으로 오랬동안 해석하여왔고 이에 대한 특허 실무자들이 특허청의 해석을 신뢰하고 특허 사건을 처리해왔음을 비추어 보면, 특허청 실무에 기반한 조문의 행정적 해석을 연방항소순회법원이 인정한 바람직한 결과라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