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 대법원의 KSR 판례 이후에 미국 특허를 받기 어려워졌고 또 무효화가 쉬워졌었다는 것은 이제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 판례가 2007년에 나왔으니까요. KSR Int'l Co. v. Teleflex Inc., 550 U.S. 398 (2007).
KSR 판례는, 기존의 자명성(obviousness) 판단 기준이었던 teaching-suggestion-motivation (TSM) 테스트가 지나치게 유연성이 없다(rigid)하여, 몇가지 다른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알려진 선행 기술들을 찾아서 조합할 때, 굳이 TSM 조건을 만족하지는 않더라도, 그러한 조합이 당업자가 충분히 실시할 만 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해당 발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 발명은 자명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KSR 판례에서 대법원이 언급하지 않은 것들 중에는 이 새로운 자명성 판단 기준이 실용 특허(utility patent)을 넘어 과연 디자인 특허(design patent)에도 적용이 되느냐는 것이 있습니다.
지난 1월20일 연방순회고등법원(CAFC)은 LKQ v. GM (Fed. Cir. 2023) 케이스 판결에서 KSR 판례를 디자인 특허에 적용해야 한다는 LKQ의 요청을 거절하고, 기존의 디자인 특허 자명성 판단 기준인 Rosen(In re Rosen; CCPA, 1982)과 Durling(Durling v. Spectrum Furniture; CAFC 1996) 테스트의 유효성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LKQ 케이스는, 자동차 수리/교체 제작 판매업체인 LKQ가 GM의 자동차 차체 펜더(fender) 디자인 특허(D797,625)에 대해 미국특허청의 특허심판원(PTAB)에 제기한 무효심판(IPR)에서 패소한 후에 항소한 케이스입니다. 본 CAFC 항소의 핵심 쟁점은, PTAB이 GM의 ‘625 특허 자명성 판단에 Rosen과 Durling 테스트를 적용한 바, KSR 판례가 이 Rosen과 Durling 테스트를 암묵적(implicitly)으로 폐기하였으므로 PTAB이 KSR 판례에 따른 자명성 판단 기준에 의거하여 ‘625 특허의 자명성을 다시 판단해야 하는가 였습니다.
CAFC가 판결문에서 요약한 바, Rosen과 Durling 테스트는, 디자인 특허의 자명성은, 해당 특허 디자인과 기본적으로 같은(“basically the same”) 모습을 보여주는 선행 디자인(Rosen 선행 디자인)을 찾고, 당업자(ordinary designer)가 Rosen 디자인을 바탕으로 특허 디자인을 도출해낼 수 있었겠는지를 판단(Durling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기본적으로 같은 모습이라는 기준이 좀 높습니다. 디자인 특허에서는 상당히 유사하지 않으면 Rosen 선행 디자인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보통의 관찰자(ordinary observer, 여기서는 수리 부속 구매자나 수리업자)의 눈으로 봐서 그 유사성이 판단됩니다만, 실제적인 판단은 특허청의 심사관이나 배심원 또는 IPR 판사가 되겠지요.
CAFC는, PTAB이 이러한 Rosen과 Durling 테스트에 근거하여, LKQ가 제시한 선행 디자인인 미국 디자인 특허 D773,340 (Lian)이 Rosen 선행 디자인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동의했습니다. 자동차 펜더 구조물 디자인인 ‘625 특허의 몇 가지 구성 요소가 선행 디자인과 분명히 다르다는 판단, 즉, PTAB의 사실 확인(factual findings)이 충분한 증거(substantial evidence)에 근거한 것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사실, 여기서 충분한 증거라는 것이 신뢰성 있는 전문가 증언(expert witness testimony)입니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면서, CAFC는 LKQ의 주장(2007년 KSR 판례가 기존의 Rosen과 Durling 테스트를 암묵적으로 폐기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SR 판례 이후 CAFC가 약 50여개의 디자인 특허 케이스를 심리했었는데, Rosen과 Durling 테스트를 계속 적용해왔었고, 본 항소건을 판결하는 재판부가 3명의 판사들로만 구성된 패널이라 대법원의 새로운 판례나 지침 등이 없이는 이 테스트를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상의 CAFC 판결이 디자인 특허를 보유한 많은 업체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험상, 그 많은 디자인 특허 출원에서 선행 디자인에 근거한 자명성 거절을 받아 본 기억이 없는데, 만약 LKQ 케이스가 달리 결정되고 KSR 판례가 디자인 특허 소송이나 출원에 적용된다면, 실용 특허(utility patent)의 소송이나 출원 보다 같거나 더 많은 경우에서 특허가 무효화 되거나 등록 받기 어려워 질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KSR 하에서, 해당 특허 디자인과 기본적으로 같은(“basically the same”) 모습을 보여주는 선행 디자인인 Rosen 선행 디자인 대신, 기본적으로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사한 선행 디자인이 자명성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니까요.
또한, KSR 판례가 디자인 특허에 적용된다면, 2021년에 있었던 In re Surgicil 케이스에서 CAFC가 확인했던 바, 디자인 특허 자명성 판단 선행 디자인은 해당 품목(article of manufacture) 이외의 디자인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도 뒤집어 질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그렇다면, 선행 디자인을 찾기가 더 쉬워질 것임이 분명하지요.
이번 LKQ 판결로 디자인 특허를 적어도 자명성으로 무효화시키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이 재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별도 소수 의견을 낸 Lourie 판사도 인정한 바, Rosen 선행 디자인의 요건이 지나치게 과도하고(즉, 선행 디자인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고), 이 Rosen 선행 디자인 요건이 KSR 재판부(대법원)가 부당하다고 지적한 자명성 판단기준과 마찬가지 라는 의견도 설득력이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CAFC 전체 판사가 참여하는 판례(en banc decision)나 대법원 판례나 지침이 디자인 특허 자명성 판단기준을 새로 제시하거나 기존의 판단기준을 분명히 재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