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ly Bird Pricing Ends Soon for Sughrue’s 2026 IP Insights Seminar! Click here for more information.

Skip NavigationSughrue Mion PLLC's logo
June 28, 2018대법원, 침해구제방안, 특허소송

특허침해와 속지주의 (WESTERNGECO V. ION GEOPHYSICAL)

by Jihan Joo
Share this page: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특허소송에 관련된 중요한 판결이 하나 나왔습니다. 바로 WesternGeco v. ION Geophysical 사건인데요. 이 사건에서는 특허권에 적용되는 속지주의 원칙의 범위가 과연 어디까지인지가 논점이 되었습니다.

속지주의

속지주의란 한 나라의 법은 어디까지나 그 나라의 국경 안에서만 적용된다는 법의 원칙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서로 다른 법 체계로 인한 국가 간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미국의 연방법은 일반적으로 오로지 미국의 영토 안에서만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이 원칙이고 미국인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위법 행위를 저질렀을 때는 그 나라의 법에 따라 처벌이나 제재를 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관광객이 북한에서 투옥되거나 이탈리아에서 살인 혐의자로 지목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나라의 법에 따를 뿐이지 미국법은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속지주의를 따르는 것은 특허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특허법의 보호를 받는 기술은 유럽이나 중국이나 한국에서 침해를 해도 원칙적으로 미국법에 의해 구제를 받을 수가 없으며, 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복제품에 대해 침해의 소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한 나라가 아닌 여러 나라에서 특허권을 취득하는 이유도 다 치외법권(extraterritoriality)을 인정하는 특허의 속지주의적 특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속지주의의 원칙을 교묘하게 악용해서 침해를 피해가려는 행위로부터 특허권자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미국 특허법에 의해서는 보호를 받고 있지만 유럽 특허법은 보호하고 있지 않는 어떤 한 기술에 대해서 이 특허 기술을 사용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들을 미국에서 생산한 후에 유럽으로 수출을 해서 유럽에서 조립 단계만 거친 후 판매를 한다면 특허권자는 이러한 행위를 하는 미국 기업을 상대로 특허권의 침해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 특허가 완성된 제품에 관한 것이라면 조립을 하지 않은 채 각각의 부품만을 만들어서 다른 나라로 빼돌린 행위는 침해가 아니라고 항변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특허법 271조 (f)항(35 U.S.C. § 271(f))에는 이러한 경우를 제재할 수 있는 예외 방편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f)

(1)

Whoever without authority supplies or causes to be supplied in or from the United States all or a substantial portion of the components of a patented invention, where such components are uncombined in whole or in part, in such manner as to actively induce the combination of such components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in a manner that would infringe the patent if such combination occurred within the United States, shall be liable as an infringer.

(2)

Whoever without authority supplies or causes to be supplied in or from the United States any component of a patented invention that is especially made or especially adapted for use in the invention and not a staple article or commodity of commerce suitable for substantial noninfringing use, where such component is uncombined in whole or in part, knowing that such component is so made or adapted and intending that such component will be combined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in a manner that would infringe the patent if such combination occurred within the United States, shall be liable as an infringer.

위의 조항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특허 발명에 사용되는 부품(특히 해당 특허 발명에 사용될 목적으로 특수 제작된 부품)을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제공하는 행위 역시 침해의 범주에 포함이 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미국 특허법 284조에서는 특허 침해 시의 구제 방법으로서 실시료(로열티)와 손해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Upon finding for the claimant the court shall award the claimant damages adequate to compensate for the infringement, but in no event less than a reasonable royalty for the use made of the invention by the infringer, together with interest and costs as fixed by the court.

When the damages are not found by a jury, the court shall assess them. In either event the court may increase the damages up to three times the amount found or assessed. Increased damages under this paragraph shall not apply to provisional rights under section 154(d).

따라서 271조 (f)항과 284조의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 특허권의 보호를 받는 발명품의 부품이 미국에서 제조되었다면 그 완제품이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제조가 되었다 하더라도 특허권자가 실시료와 손해배상액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과연 특허법의 속지주의 원칙에 배치되는 잘못된 결과일까요? 엄연히 미국의 특허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바다 건너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특허권의 팔을 뻗쳐서 돈을 받아내는 것이 과연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번 대법원 판결인 WesternGeco. v. ION Geophysical 에서 바로 이러한 딜레마를 그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부품은 미국에서, 조립은 해외에서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상고인 WesternGeco는 심해 유정(油井) 개발을 돕기 위한 해저면 탐사정을 직접 제작하여 이를 다른 회사에 판매하지는 않고 석유 시추를 하는 회사들에게 이 탐사정을 이용하여 해저면 탐사 서비스를 직접 제공해 왔습니다. WesternGeco가 보유한 특허 기술은 바로 탐사정의 측방향 조타(lateral-steering) 방식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이 독점적 기술을 통하여 WesternGeco는 보다 정밀한 해저면 탐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피상고인인 ION Geophysical(이하 “ION”)은 경쟁품을 내놓았는데요, ION은 미국 내에서는 자사의 경쟁품의 부품만을 제작한 후 이를 해외에 있는 다른 기업들에게 팔아넘긴 후 이 해외 기업들이 부품들을 조립하여 WesternGeco의 제품과 사실상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였습니다.

특허권자인 WesternGeco는 이윽고 ION을 상대로 위에서 언급한 미국 특허법 271조 (f)(1) 및 (f)(2)항을 근거로 미국에서 특허법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였고 배심원단은 특허침해를 인정하여 법원은 ION에게 1천2백50만 달러의 실시료와 무려 9천3백4십만 달러의 손해배상액을 물어줄 것을 명령하기에 이릅니다. WesternGeco는 271조 (f)항은 미국 영토 밖에서 일어난 손해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항변하였으나 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WesternGeco는 곧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에 항소 하였고 항소법원은 침해에 관한 일반조항인 271조 (a)항이 해외에서 발생한 손해액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271조 (f)항 역시 해외 발생 손해분에 관해서는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이 사건은 2016년에 결국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오게 되었고 대법원은 이미 한 차례 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파기한 후 환송을 하였으나 항소법원은 두 번째 판결에서 271조 (f)항의 속지적 성격에 관한 판결을 일부 복원시키는 바람에 다시 2018년에 대법원의 판결 대상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의 두 번째 판결

연방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미국의 연방 법조항은 미국 영토 내에서만 적용된다고 추정을 하며, 이 속지주의의 원칙에 기반한 치외법권(extraterritoriality)의 추정이 배제되려면 RJR Nabisco v. European Community (2016) 사건에서 사용된 두 단계의 기준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치외법권 추정 배제를 위한 첫 번째 단계의 기준은 법 조문의 내용 자체가 치외법권을 명확히 부정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며, 두 번째 단계는 해당 법이 국내에 적용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첫 번째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만 두 번째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두 번째 질의, 즉 미국 특허법 284조가 미국 국내에 적용되는지에 눈을 돌렸습니다.

해당 법이 미국 국내에 적용되는지의 여부는 해당 법 조문의 초점(focus)이 어디에 맞추어져 있는지를 확인한 후 그 초점에 관련된 행위가 미국 영토 내에서 이루어졌는지를 가려내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해당 법 조문의 “초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 법이 규제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이며 보호하고자 하는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하면서, 284조의 초점은 바로 “침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271조 (f)(2)항에서는 이 “침해”가 특허 발명의 부품을 “제공하는(supplies)” 데에 기인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에 271조 (f)(2)항에 관한 한 284조의 초점은 다름아닌 “부품을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행위”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수의견은 또한 작년에 미국 대법원에 합류한 신임 대법관 닐 고서치 대법관이 발표한 소수의견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injury)와 이에 따른 손해배상액(damages)은 서로 혼동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맺음말

이번 판결을 통하여 미국 특허권의 효력이 미국 밖에서 일어난 일부 행위에 대해서도 미칠 수 있는 전기가 마련이 되었습니다. 완제품을 수출하는 행위뿐 아니라 특허품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부품(특히 일반 부품이 아닌 특수제작 부품)을 수출하는 행위 역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초가 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특수한 상황에는 해외에서 발생한 손해분에 대해서도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특허권의 영향력을 우회하기 위해 해외 기지국을 활용하는 전략은 그 효용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This website does not track your personal or demographic information, only anonymous usage statistics. To ensure that you are not tracked, we have blocked all embedded content from third party sources like YouTube and SlideShare. Click "Accept Cookies" to enable third-party content. To learn more about our cookie policy, click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