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관련 특허적격성을 인정한 연방순회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의 최근 판례를 두 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10월에 판결문이 나온 Data Engine Techs. LLC v. Google LLC와 11월에 판결문이 나온 Ancora Technologies, Inc. v. HTC America, Inc.입니다.
첫 사건의 원고인 Data Engine Technologies(이하 “DET”)는 미국 특허 제5,590,259호, 제5,784,545호, 제6,282,551호, 제5,303,146호의 특허권자였습니다. 이 특허들은 3차원 전자 스프레드 시트를 탭으로 나타내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이나 구글 시트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식으로서 공책의 옆면에 달려 있는 분류탭의 모양에 착안하여 다수의 스프레드시트를 중첩적으로 표시하는 방법입니다. 즉, 공책의 분류탭을 이용하여 원하는 페이지를 곧바로 열람할 수 있듯이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서도 탭을 클릭하여 원하는 스프레드시트 페이지로 직관적으로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메뉴 인터페이스 등의 사용을 줄이도록 한 것입니다.

항소법원은 특허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해 앨리스 테스트(Alice Test)를 적용하였는데 “청구항이 추상적인 개념에 관한 것인지”를 가름하는 앨리스 테스트의 첫 번째 단계에서 해당 특허들의 명세서에 적시된 내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 청구항들은 추상적인 개념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본 청구항들은 컴퓨터와 전자 스프레드시트 기술에 이미 존재하였던 기술적인 문제(3차원 스프레드시트 간의 불편한 이동 방식)를 해결하기 위한 특정한 해결책을 담고 있고, 이 해결책은 매우 직관적이고 사용자의 편의를 증대해 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의 컴퓨터 스프레드시트의 기능을 개선(improvement)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해결책은 단순히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컴퓨터의 고유한 영역 안에 속해 있는 기법을 사용하여 복잡한 3차원 스프레드시트 간을 이동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보았으며 특정된 구조(specific structure)를 갖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두 번째 사건인 Ancora Technologies, Inc. v. HTC America, Inc.는 원고 Ancora Technologies의 “라이센스 조건 내에서 소프트웨어의 동작을 제한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인 미국 특허 제6,411,941호(“‘941 특허”)가 논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라이센스 시그너처를 하드디스크에 기록하여 소프트웨어적으로 작동하였던 기존의 복제방지 시스템이 해커의 공격에 비교적 취약했고 하드웨어식 복제방지 시스템이 동글의 사용에 의존하여 비용을 증대시키고 사용자의 불편을 가중하였던 반면에 ‘941 특허에 의한 방식은 컴퓨터의 고유한 식별 코드를 BIOS의 ROM에 이식하는 방법을 채택하여 해당 소프트웨어가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받은 제품인지를 판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941 특허가 추상적인 개념에 관한 것이므로 특허법 제101조에 의거한 특허적격성을 결여하였다고 판시한 지방법원의 결정을 뒤집고 ‘941 특허의 특허적격성을 인정하였습니다. 항소법원은 특허적격성을 인정한 Enfish, Visual Memory, Finjan, Core Wireless, DET 등의 기존 판례들을 언급하며 ‘941 특허의 1번 청구항 역시 추상적 개념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1번 청구항은 컴퓨터에 관한 특정한 문제(컴퓨터 프로그램의 부정 사용을 방지함)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보다 향상된 보안(improved security)을 적용하는 것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연방대법원의 Alice v. CLS Bank 판례 이후로 대법원과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특허적격성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한 테스트를 내놓는 대신 기존 판례와의 비교를 통해서만 특허적격성의 가능성을 점쳐 왔습니다. 이번 DET와 Ancora 판례에서도 역시 기존의 Enfish 등의 판례에서 그랬듯 특허적격성의 판단에 기존의 기술에 대비되는 향상되고 개선된(improved)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되었는지 여부에 방점을 두고 판단을 하였습니다. 특허법 102조나 103조에 대한 판단 방법이 가히 101조의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앨리스 테스트에 의한 특허적격성 판단의 또 한 가지 추세는 제1단계(“청구항이 추상적 개념에 관한 것인지 여부”)와 제2단계(“발명적 개념이 포함되었는지 여부”) 사이의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DET와 Ancora뿐 아니라 최근 약 2년여에 걸쳐 특허적격성이 인정된 연방순회항소법원의 대부분의 판례(Thales Visionix, Visual Memory, Finjan, Core Wireless)에서 제2단계의 판단을 유보한 채 제1단계에서 추상적 개념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난 바 있고 그 이유로는 기존의 기술을 개선(improve)한 것이 가장 주요했습니다. 또한 이 개선 여부를 가리는 데 있어서는 명세서에 기재된 내용이 매우 중요한 단서로 지목되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의 특허적격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명세서와 청구항에 특허 기술이 기존의 기술과 차별되는 점을 강조하고 컴퓨터나 네트워크 기술을 어떻게 개선(improve)하여 주는지를 명시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리라 판단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