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기대를 모았던 특허사건 중 하나로 단연 Impression Products, Inc. v. Lexmark International, Inc. 사건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주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기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본 사건에서의 쟁점은 (i) 특허권자가 특허품 판매 시 제한을 둔 경우 (예를 들면 사용된 잉크카트리지를 다시 충전하여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권리소진이 적용되지 않아 특허권 침해를 구성하는지 여부, 그리고 (ii) 해외에서 판매된 특허품이 미국 내로 반입되어 유통되는 경우 이에 권리소진이 적용되지 않아 특허권 침해를 구성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미국 대법원은 상기 쟁점 (i)과 (ii)에 있어 권리소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두 가지 쟁점 모두에 있어서 권리소진이 적용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i) 특허권자가 특허품 판매 시 제한을 둔 경우
대법원은 특허권자가 특허품을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자의 구매 이후 행위에 제한을 두어 이후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동산 양도에 제한을 허용하지 않는 오랜 영미법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특허법은 발명자에게 제한적인 독점 배타권을 부여하여 발명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함에 따라 과학 기술 증진에 이바지 함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는 발명자가 특허품을 판매한 시점에 달성되는 것이라 보았습니다. 따라서 판매 이후에도 구매자의 행위에 제한을 두어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특허권자에게 근소한 이익만이 추가적으로 주어지는 반면, 상거래를 억제하고 오랜 영미법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실익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상기 내용에 근거하여, 대법원은 특허권자가 특허품 구매자의 구매 이후 행위에 제한을 두는 것은 계약법에 근거하여 계약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는 있을지언정 특허법에 근거한 책임은 특허권이 소진되었으므로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아울러, 대법원은 상기 법리는 특허품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지니고 있는 실시권자가 구매자의 구매 이후 행위에 제한을 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따라서, 실시권자는 구매자에 대해 계약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 특허법에 근거한 책임은 물을 수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특허권자가 실시권자에게 판매를 허용하는 라이센스를 부여하지 않은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실시권자가 특허품을 판매한 경우, 이에 대해서는 특허권자가 특허법에 기초한 침해주장이 가능함을 설시하였습니다.
(ii) 해외에서 판매된 특허품이 미국 내로 반입되어 유통되는 경우
대법원은 특허권 소진의 범위를 지역적으로 제한하는 것 역시, 동산 양도에 제한을 허용하지 않는 오랜 영미법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현재까지 특허법 개정의 경과를 살펴볼 때, 미국 내외를 구별하여 특허권 소진의 법리를 적용할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종전 대법원이 저작권의 소진에 지역적 제한이 없다고 판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특허권 역시 지역적 제한 없이 판매에 의해 특허권이 소진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상기 판례는 다양한 제조업체의 판매전략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소모품을 포함하고 있는 완성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제조업체의 경우, 이후 자사에서 제조하는 소모품을 구매하도록 강제할 법적 근거를 특허법에서 찾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또한, 여러 국가에 다양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 국가 간의 유통을 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특허법에서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계약법에 근거한 책임은 여전히 물을 수 있고 기타 다른 법률의 적용 가능성 또한 열려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생각보다 작을 수 도 있겠습니다.